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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조제방식까지 선택하게 하는 등 철저한 환자중심 약국...<참 좋은 가게> 6호점

소사구 소사본종 91-129번지에 위치한 <조은약국>은 심장질환전문병원 앞에 위치해 있다.

2002년 병원 약국장을 하던 조우진 대표약사가 <조은약국>을 인수, 운영하면서 10년이 넘게 가족같은 환자들을 매일 만나고 있다.



조 대표약사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때는 약사가 12명에 달할 정도로 다른 약국에 비해 지나치게(?) 약사수가 많았다. 이유는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 약사가 약을 조제하지만 인간에게는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약사들이 서로 조제한 약을 크로스로 체크하기 위해서다.

"환자에 따라서는 최대 6개월, 1년치 약을 조제해 가는 경우가 있는데 약의 갯수부터 아침, 점심, 저녁 약이 다를 경우 확인작업 등이 필요하다"는 조우진 대표약사는 "남들은 불필요하게 왜 많은 약사들을 채용하는가라고 물음을 던지지만 환자중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은약국>을 둘러보면 곳곳에 희귀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약국 양쪽 벽면에는 '원하는 조제방법이 있을 경우 미리 말씀해 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5가지 조제방식의 샘플이 눈에 띄인다.

낱개의 약일 경우 일일이 개별포장보다 약통에 한꺼번에 담아주는 방법, 분리조제 방법, 약에 이름을 표기해 주는 방법, 이름을 삭제하는 방법, 어린이라도 가루약을 선택하는 방법 등이다.

조 대표약사는 "환자가 다양하다보니 원하는 조제방식도 제각각"이라며 "각기 요구하는 조제방식을 귀찮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선택과 인권 등을 고려해 조제방식을 5가지로 나눠 샘플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간혹 글씨를 모르시는 어르신들은 아침, 점심, 자녁 약을 구별하기 위해 별표 등 각기 다른 문양을 넣어달라고 요구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정확한 약의 복용을 위해서라도 요구를 들어들이는 것은 약사의 본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철처한 환자중심, 원칙을 지키며 배려를 아끼지 않는 약국운영으로 단골 환자가 다른 약국에 비해 많은 편이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10년 넘게 꾸준히 약국을 찾으시는 일이 많고, 병원 특성상 먼거리에서 오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지속적인 약국이용도 많은 편이다.


약국 이용객이 많다보니 <조은약국>에는 용도가 수상한(?)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다.

오직 처방전과 조제된 약만 출입이 가능한 엘리베이터다. 1층에서 처방전을 받게 되면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 조제실로 전달되고, 조제가 끝나면 다시 엘리베이터를 통해 1층으로 전달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2층은 관내 어느 약국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구소 수준의 규모와 체계가 잡혀져 있는 조제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조은약국>은 뜻하지 않은 시련에 닥쳤다.

지난해부터 약국 앞 병원에서 <조은약국> 현관 앞에 노상주차장을 설치하고, 화단과 나무를 심어 사실상 현관출입이 어렵게 된 점이다.



현관을 가리는 가로수와 화단, 주차장때문에 <조은약국>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편은 커져만 갔고, 때문에 절반 이상 방문객이 줄어드는 아픔을 겪고 있다.



조 대표약사는 "병원측은 사고발생 우려에 따라 환자의 보행안전을 위해 이같은 공사(주차장 및 화단 등 조성)를 했다고 하지만 약국 출입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여 최근 법에 호소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사구청의 현장확인 등을 통해 약국 앞을 가리던 대형 나무는 옮겨 심어졌고, 약국과 병원 주차장 사이에 불법으로 설치됐던 주차요금 정산소를 장소를 이동해 설치됐으나 여전히 약국 앞은 병원을 이용하는 차량과 화단, 휀스 등으로 가려져 자유로운 출입이 어려운 상태다.





오죽하면 약국 곳곳에는 '조은약국 오시는 길'이라며 병원 현관에서부터 조은약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그려놓기까지 했다.







누구보다 환자를 생각하면서 약국을 운영하는 <조은약국>은 '착한 사마리아인'을 연상케 한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까지 가던 한 유대인 여행객이 도중에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었고, 그 앞에 세 사람이 지나갔다.

제사장과 레위인은 유대인이었지만 쓰러진 여행객을 못본척했고, 사마리아인이 아픈 그를 도와줬다고 한다.

<참 좋은 가게> 6호점으로 부천희망재단과 협약을 맺은 <조은약국>은 말 그대로 참 좋은 약국을 통해 지역의 기부를 실천하면서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현재는 뜻하지 않은 시련에 도움이 필요한 유대인 여행객이 된 것 같아 취재 후 발길을 돌리는 기자의 마음은 내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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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6-25 09: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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