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간경변증 환자 줄기세포 이용한 치료 성공적 - 방정화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 기사등록 2013-11-07 09:20:52
기사수정

 

간경변증(간경화·간경변)환자의 치료는 간이식만을 통해 치료가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만 현재 약 6,000여 명의 환자가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1,200여 명으로 간이식 대기 명단에 올라 있는 숫자만도 5,000여 명이나 되고 명단 외 간경변증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서울 성모 병원 배시현(소화기내과), 조석구(혈액내과), 부천성모병원 박정화(소화기내과)교수팀이 만성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 환자 5명(남2, 여3)에게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간동맥에 직접 주입해 간 기능을 회복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실은 세포치료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사이토테라피’ 7월호 온라인 판에 실렸다. 환자들은 줄기세포 주입 후 간의 섬유화 현상(딱딱해지는)이 완화되며 복수와 간성혼수가 호전되고 간의 크기도 20.4%나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희귀만성 간질환자인 윌슨병을 앓던 여성 환자(35세)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건복지부 임상 연구 지원으로 진행 됐으며 성모병원 의료팀은 현재 식약처에 허가 임상 신청을 준비 중에 있고 허가가 나오면 환자 치료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 허가는 약 1년 여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 지는 이에 대해 본 연구 의료진 중 부천 성모병원 소화기 내과 박정화 교수를 통해 연구 성과를 직접 듣고 향후 간경변증 환자들에게 언제쯤 어떤 희망이 있을까, 그리고 간경변증의 원인과 예방책을 들어 보았다.

Q. 간경변증(간경화?간경변)은 어떤 병이며 어떤 경우 발생하는지?

A. 간경화는 일본식 표현으로 사용하지 않은 지 20년 이상 되었습니다. 간경변증은 간에 염증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간이 손상되고 아무는 과정을 반복한 결과 흉이 지고 딱딱해지는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치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고 나면 흉이 지는 곳에 피부가 굳어 지듯이요. 간 손상을 일으키는 것들로는 많이 알고 계시는 술,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나 만성 C형 간염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간독성이 있는 약제든 다른 질병이든 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간의 경우 재생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간경변은 왜 재생이 안 되는지?

A. 간이라고 하는 장기가 다른 장기들에 비하여 재생능력이 더 뛰어난 것은 아니고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은 재생을 합니다. 앞서 화상을 예로 들었는데 화상을 입은 피부가 벗겨지고 부어오르는 등의 염증 과정 이후에 새로운 조직으로 덮여서 흉이 진 것이 곧 재생이 완료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간에 염증이 발생하여 손상을 입은 후 재생된 결과물이 간경변증입니다. 간의 재생 능력을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는 이유는, 간에 병이 생겨 간을 일부 잘라냈을 때 남아 있는 간이 아물면서 그 크기에 커지는 것이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Q. 그 동안 간경변증의 치료 방법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A. 간경변증 상태 그 자체가 반드시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간에 흉이 졌다 하여도 간이 제 몫을 하여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문제가 되지 않고, 별다른 불편감이 없다면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조절하여 더 이상 손상되지 않게 예방을 하면 됩니다.

피부에 진 흉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듯이 간경변증도 염증의 원인을 지속적으로 막아준다면, 즉 술을 끊는다든가 항바이러스약제를 잘 복용한다면, 간의 모양도 좀 돌아오고 기능도 개선이 됩니다. 다만, 계속 술을 마신다든가 간염바이러스 치료를 제때 시작하지 못하여서 간경변증이 상당히 진행을 하여 정상적인 간세포가 너무 적게 남아 있게 되면 간이 제 역할을 못 하는데 그 결과 뱃속에 물이 찬다든가, 단백질 섭취 시에 혼수가 발생을 한다든가, 피를 토한다든가 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대상성 간경변 상태라고 하며, 이러한 경우에는 생명유지 자체가 어려우므로 새로운 간으로 바꾸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따라서 여전히 간이식이 궁극의 치료입니다.


Q. 자가 줄기 세포를 통한 간경변증 치료는 무엇인지?

A. 본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자가골수 유래 줄기세포 이식은 간이식이 급한 상태의 비대상성 간경변증이지만 기증받을 간을 구할 수 없는 환자들이 이식까지의 시간을 버는 것이 치료의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이는 현재까지 진행된 간질환 관련 줄기세포 이식 시험들의 큰 흐름과 맥을 같이 합니다.

자가골수 유래 줄기세포를 이식 한 결과 환자들은 일시적으로나마 간 기능 개선을 경험하였고, 이식을 못 하는 상황에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간성혼수, 즉 간 기능이 나빠서 반복적인 혼수상태에 빠지는 현상이 사라졌고, 복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윌슨병이라는 몸에 구리가 쌓이는 유전질환을 갖고 있던 환자에서도 복수가 사라지고, 의식이 맑아졌습니다. 또 간의 모양을 CT로 반복하여 관찰한 결과 쪼그라들었던 간의 크기도 커지고 표면도 매끄러워 졌습니다.

결국 이들 환자들은 자가 골수 유래 줄기세포 주입을 통해 기증 받을 간을 구할 때까지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줄기세포가 간세포로 분화된 것인지(변환된 것인지) 또는 줄기세포가 남아 있는 간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 것인지 등 효과를 얻게 된 원리는 아직까지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간이식을 대체할 수 없으며 초기 간 경변 환자들까지 무분별하게 치료에 도전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간 내과 의사들이 연구를 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간이식을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Q. 현재 국내에는 어느 정도 환자들이 있으며 간 이식을 통해 치료를 하는 경우 연간 몇 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게 되는지?

A. 1988년도 국내에서 첫 간이식이 이루어진 이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 해에 1200건 정도 간이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 간이식 대기자는 약 5,000여 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임상시험은 언제쯤 어떻게 진행되는지?

A. 이미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논문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임상시험 결과가 좋다고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식약처에 허가임상 신청을 준비 중에 있고 허가가 나오면 환자 치료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Q. 간경변증을 예방하려면?

A. 간 손상의 종착역이 간경변증입니다. 간질환은 어떤 요인에 의해서는 간에 염증이 있는 상황, 즉 간염상태가 길게 지속되면 간경변 상태로 변형되고, 간경변의 일부에서 간암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따라서 간암의 대표 인자인 B형 간염, C형 간염을 잘 치료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되겠습니다. 그 외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질환을 앓고 계시는 경우에는 각 질환에 맞추어 담당 의사와 함께 치료를 지속하시는 것 만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에 B형 간염 환자가 많고, 또 술을 쉽게 권하고 술 마시는 것에 관대한 문화 속에서 간경변 환자들이 많다보니 간기능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조차 간질환에 대하여 높은 관심을 갖습니다.

그 결과 ‘간에 좋다’는 무엇이 있으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구하려고 하는데 간 질환뿐만 아니라 어떠한 질환도 풀뿌리 몇 가지 달여 먹어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병적인 상태가 아닐 것입니다. 간에 좋은 기적의 그 무엇을 찾기 보다는 간이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을 제거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최선입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3-11-07 09:20: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댓글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모델 진주비, 19살 데뷔 시절 오마주한 화보 공개
  •  기사 이미지 연극 ‘하이타이’, 24일 공연 개최
  •  기사 이미지 예스24, ‘더뮤지컬’ 3월호 발행 표지에는 뮤지컬 ‘렛미플라이’ 김지현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공감
최신뉴스+더보기
국민신문고 수정
창업·해외취업+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