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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백은 예로부터 신부가 시댁에 와서 시부모를 비롯한 여러 시댁어른들에게 드리는 인사다. 요즘에는 예식장이나 교회 등 공공의 장소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예식장 또는 시댁에서 폐백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옛날의 전형적인 혼례는 그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했다. 그러나 요즘은 식장에서 간단하게 치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또 예전의 혼례에서는 폐백을 구고례(舅姑禮)라고 했다. 가문에 따라 사당참례를 먼저 하고 다음에 구고례를 하기도 하고, 구고례를 먼저 하고 사당참례를 하기도 했다. 3일우귀(于歸: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감)가 정착된 뒤에는 대례를 치른 지 사흘째 되는 날 시댁에 신행을 와서 폐백을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신부의 친정과 시댁의 거리가 가까우면 대례를 치른 그 날로 구고례를 마치고 다시 신부집에 와서 신방을 치른 뒤 사흘째 시댁으로 신행을 가는 수도 있었다.


폐백에서 신부는 미리 친정에서 준비해온 대추·밤·술·안주·과일 등을 상 위에 올려놓고 시부모와 시댁의 어른에게 근친의 차례대로 큰절을 하고 술을 올린다. 이때 며느리에게 절을 받은 시부모는 치마에 대추를 던져주며 부귀다남(富貴多男)하라고 당부한다. 이때 신부는 시부모와 시댁식구들에게 줄 옷이나 버선 등 선물을 내놓는다.


요즈음에 폐백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전은 바로 밤과 대추를 던지며 부부의 다복과 다산을 기원하는 것이다. 일간에서는 밤이 아들이고 대추가 딸이라는 무지한 생각을 가지고 많이 던지는데 사실은 대추는 7월 복중에 꽃이 피어 7월 말~8월 초 과실을 맺는 토종과일로서 꽃이 피고 과실이 맺는 시기가 가장 빠르다. 또 과실이 열릴 때 대추가 대추나무에 아름드리 다닥다닥 무수히 많이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모습에서 바로 다산·다복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밤은 밤꽃이 필 때 꽃향기가 엄마의 모유의 향기와 같고 억센 가시가 밤알을 품고 어느정도 익으면 밤알이 속에서 튀어나와 독립하는 것이 인간의 태아 성장 과정과 같다고 한다. 이 밤을 던지는 것은 부모의 마음을 뜻하며 먼저 던저주는 것도 부모의 은혜를 저버리지 말아라 하고 던지는 것이다. 또 대추를 던지며 이제 결혼을 했으니 자손 번창하고 다복하라는 말을 전하며 폐백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과일하나 풀한포기 조차 귀히 여기며 자연에 감사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접목하는 슬기와 지혜를 폐백을 통해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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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02 09: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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