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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기업을 일군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넘어야 할 난관 중 하나는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자금조달이다. 설립 초기에는 오히려 어렵지 않아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창업자금 지원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 2년차, 매출이 발생하고 생산품이 출시될 시점부터 자금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지만 정부의 추가 창업자금 지원 조건은 신규 창업에 비해 오히려 까다로워지고 문턱도 높다. 최근 신문지상에 창업 2년차 기업의 ‘자금절벽’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배경이다.

자금조달 능력은 경영자의 핵심 자질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들은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주변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투자유치를 도와주지만 성사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문제는 근본적인 데서 비롯된다. 독자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외부자금을 유치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들은 대개 원천기술 중요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본인의 자금은 거의 들어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자본으로 창업을 했더라도 경영의사 결정권을 좌우하는 지분구조는 본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자본을 댄 측의 생각은 다를 소지가 높다. 엔지니어 출신 창업가 중 기술과 자금을 모두 가지고 시작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업종을 떠나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기술 소유자 입장과 자본 조달자 입장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누가 비교우위에 서는지는 사실 협상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흥미롭게도 이처럼 내부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할 때 잡음 없이 해결하는 능력의 유무가 유능한 경영자를 판단하는 검증기준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 그렇듯 자금조달 문제 역시 기업이 처한 각각의 상황에 따라 해법은 다를 것이다. 기술 소유자와 자금 조달자 모두가 만족하는 해답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중간 과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술개발·특허등록 등에 방점이 찍혀 있는 현재 청년창업 교육과정에 유능한 경영인과 유능한 협상력을 키우는 다양한 ‘소양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김천규 충남대 창업교육센터 산학협력중점교수 chunkyu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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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04 09: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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